행복은 여유에서 나온다

 
필자는 세 차례에 걸쳐 행복을 결정하는 변수들에 관해 글을 썼다. 건강이 최고요 안전이 제일이며 사랑이 으뜸이라는 글들을 기억하고 계실지 모르겠다. 마지막 변수는 여유가 있으면 금상첨화라는 말을 더해 주고 싶다. 여유는 돈이 있어야 가능하다고도 할 수 있지만 정신적인 여유도 매우 중요하다.

일찍이 한국을 다녀간 독일 행복학교 교장 슈베르트는 ‘행복이란 자존감과 안전, 그리고 여유’라고 인터뷰를 했던 기억이 새롭다. 이때 슈베르트교장은 경제적 여유와 정신적 여유를 동시에 갖추어야 한다고 주문한다. 그러나 두 가지 요소를 다 갖추지 못하는 게 일반서민들의 삶이다.  특히 경제가 어려워질수록 사람들은 경제의 가치를 최우선으로 삼는다.
세상을 살아가는 인간은 나름의 도리를 다하고 가치 있는 일을 추구하는 데에서 동물과 구별되어지는 것인데 심지어 어떤 가치 있는 일이나 이념 보다 더 중요한 것이 경제라고 생각할 정도이다. 오죽하면 새해인사로 ‘부자되세요’ 라는 말이 유행했을까 싶다. 부자라는 말이 매우 천박하다고 여기면서도 내심으로 모두 부자 되는 게 진짜 꿈일 것이다. 그래서 세종대왕 때 재상을 지낸 분은 ‘백성의 교화 보다 더 중요한 것이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해주는 것이라’고 할 정도였다. 그러나 모두가 경제적으로 여유를 갖기엔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요즘 같이 경제침체가 지속되고 취업난이 심각한 상황에서 돈에 쪼들리는 사람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다 보니 돈의 위력이 오늘처럼 막강했던 적도 없었던 것 같다. 이처럼 물질이 전부인 것처럼 여겨지게 된 것은 한때의 고도경제성장이 낳은 부작용일 것이다.

60년대 만해도 주변사람들이 거의 못살았기에 물질 보다는 유대감들이 매우 중요한 변수였고 정신적인 여유도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돈을 버는 사람들이 주변에서 늘어 가다보니 상대적 박탈감과 더불어 모두 경쟁의 장으로 뛰어 들게 되면서 모든 가치의 기준은 돈이 되어 버린 것이다. 돈만 있으면 모든 것이 해결될 것처럼 물질만능주의에 빠져 버리고 그게 현실이기도 하다. 오죽하면 유전무죄라는 말이 일반화됐을까.
 
그러나 돈을 많이 가진 이들이 모두 행복한지는 속살을 들여다 보아야 한다. 대부분의 부자들은 돈의 노예가 되어 있게 마련이다. 더구나 쉽게 부를 물려받은 자녀들이 사회적 책임의식을 갖기는커녕 정상적인 사회생활마저 힘든 것을 언론을 통해 목도하고 있지 않은가. 물론 너무 돈이 없어도 꿈을 지탱하기 힘들다. 어느 정도를 가져야 만족할지는 각자의 몫이지만 꿈을 지탱할 만 하면 돈의 노예가 되어서는 안된다. 가끔은 인생의 뒤를 돌아보고 앞으로의 멋진 인생을 설계해 가는 정신적 여유를 가져야 한다. 덴마크사람들의 휘게처럼 가정의 소중함을 느끼는 가운데 가족 간의 유대감이 커지면 행복은 바로 당신 옆에 와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