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주택 층간소음, 수박이 답이다
 
아파트생활을 하면서 층간소음문제로 이웃 간에 갈등을 겪어 본 사람은 그 고통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최근 보도에 따르면 아파트층간소음으로 살인을 저지르는 일이 있는가 하면 요즘 젊은 사람들은 법적으로 처리하는 일이 허다한 것 같다. 심지어 층간소음에 대한 복수를 한다고 우퍼 스피커를 구입하는 가하면 그것으로 효과를 톡톡히 봤다고 자랑하는 글들이 인터넷에 널려 있을 정도다.

층간소음문제가 끊이지 않자 요즘에는 분쟁조정위원회가 설치되어 있는가 하면 수도권에는 이웃사이센터가 상담도 해주고 조정을 해주는 모양이다.
특히 층간소음이 40db(데시빌) 이상이면 피해보상도 가능하다니 경찰에 신고도 하고 법원에 가서 해결하는 경향도 늘어나고 있다.

필자도 30여년전 아랫집에 사는 노부부와의 층간소음으로 커다란 갈등을 빚은 경험이 있다. 그때 정확히 저녁 9시만 되면 아랫집으로부터 인터폰이 오는데 그때  받았던 모욕과 스트레스를 생각하면 지금도 소름이 돋을 정도다. 그때 이사를 갈까 아니면 아랫집과 바꾸어 살아 볼까 별의별 생각을 다할 정도였다.

최근에는 내 이웃친구가 갑자기 이사를 간다고 해서 그 이유를 물으니 아랫집 할머니와의 층간소음갈등으로 더 이상 살수가 없다는 것이었다.
친한 친구가 이웃에 살아서 너무 좋았는데 이웃집과의 갈등으로 더 이상 살수가 없다니 너무 서운했지만 말릴 재간이 없었다.
내 친구의 경우 두부부만 사는데도 밤낮으로 소음을 야기한다고 할머니가 우기니 내 친구의  억울함과 스트레스가 이만 저만 아니었다.

이처럼 층간소음문제에는 윗집이 무례한 경우도 있을 테고 아랫집이 과민하게 반응하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필자 역시 그때는 아랫집에만 서운했지 내가 아랫집이었고 그런 상황이었다면 하는 역지사지(易地思之)의 생각은 미처 하지 않았었다.
물론 층간소음문제로 갈등이 심화된 경우 서로 감당하기 힘들 정도의 상황이기에 그럴 거라고 생각한다. 그런 상황에다 대고 서로 이해하고 배려하라는 말은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 처방일 것이다.

한번은 층간소음기술에 정통한 KAIST교수와 자리를 함께 할 기회가 있어 층간소음방지기술의 발달수준이 궁금해 물었더니 30여년전에 비하면 엄청나게 발전했단다. 그러면서 하는 말씀이 아무리 발전해도 층간소음은 잡히지 않는 것이니 인간의 마음으로 풀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러면서 윗집으로 이사를 가거든 이사 가자마자 여름날 같으면 수박 한통 들고 아랫집을 찾아 가란다. 그리고 위에 새로 이사왔는데 저희 아이들이 조금 시끄러워도 널리 용서하시고 저희도 주의를 주겠다고 다짐을 하면서 이웃 간에 평소 잘 지내면 층간소음의 갈등을 미연에 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제 층간소음문제는 서로의 마음을 얻는데서 답을 찾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