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화재시 손해배상책임은 누구에게?
 
유난히 추운 겨울이어서 그런지 올 겨울 들어 여기저기서 크고 작은 화재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아파트나 주택, 창고, 다중이용시설 등에서 화재가 끊이지 않는 것 같습니다.
A씨는 대전 소재 모 아파트를 세입자 B씨에게 임대주었습니다. 그런데, 며칠 전 위 아파트에 화재가 발생하여 아파트 내부가 모두 타버리는 일이 발생하였는데, 소방서에서는 화재원인이 불확실하다고 하고 있습니다. 이 화재로 집주인 A씨는 많은 손해를 보았는데, 세입자 B씨는 자신의 잘못으로 불이 난 것이 아니라며 화재로 인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없다고 주장합니다. 이와 같이 갑작스런 화재로 아파트가 타버린 경우 집주인과 세입자 모두 황당할 수 밖에 없고 많은 손해가 발생하는데, 이런 경우 화재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은 누가 부담해야 할까요?

우선, 우리 대법원 판례는, “임차인의 임차물반환채무가 이행불능이 된 경우 임차인이 그 이행불능으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면하려면 그 이행불능이 임차인의 귀책사유로 말미암은 것이 아님을 입증할 책임이 있고, 나아가 그 화재의 발생원인이 불명인 때에도 임차인이 그 손해배상책임을 면하려면 그 임차건물의 보존에 관하여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를 다하였음을 입증하여야 한다.”고 하고 있습니다.

위 판례의 취지는, 세입자(임차인)가 살던 집에서 불이 나 임차목적물(살던 집)을 집주인(임대인)에게 임차 당시 상태로 반환할 수 없게 된 경우, 세입자가 선량한 관리자로서의 주의의무를 다했다는 사실을 입증하지 못한 경우에는 결국 세입자가 화재에 대한 손해배상책임을 져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즉, 임차주택에 불이 났을 경우 그 손해배상책임은 일단 세입자에게 있고, 세입자는 자신이 화재와 관련하여 불이 나지 않도록 주의의무를 다했다는 점을 입증하여야 그 책임을 면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때 화재의 원인이 불확실하거나 원인불명일때에도 똑 같습니다. 하지만, 실제 불이 난 경우 세입자가 주의의무를 다했다는 사실을 입증하기는 사실상 어렵습니다.

다만, 화재원인이 건물의 전기배선 이상 등 세입자가 미리 알 수 없거나 알았다고 보기 힘든 경우라면, 세입자의 책임으로 보기 어렵기 때문에 세입자는 화재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면하며, 결국 집주인이 손해를 부담하게 됩니다.

참고로, 아파트 000호에 화재가 난 후 옆 아파트에 불이 옮겨 붙어(연소라 함) 옆 아파트 일부가 소실된 경우, 000호 거주자(세입자 또는 집주인)는 화재로 인한 옆 아파트의 손해도 배상하여야 합니다. 다만, 예상하지 못한 화재가 발생하였고 불이 옆 아파트로 옮겨 붙음으로써 그 피해가 예상외로 확대되어 거주자의 책임이 과다하게 늘어나는 점을 고려하여, 특별법인 실화책임에 관한 법률은, 거주자의 중대한 과실로 인한 화재가 아닌 경우, 연소로 발생한 손해에 대하여 법원에 화재의 원인과 규모, 연소 및 피해 확대의 원인 등의 사정을 감안하여 손해배상액의 감경을 청구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위 사례에서, 세입자 B씨는 화재와 관련하여 선량한 관리자로서의 주의의무를 다했다는 사실 또는 화재가 전기배선 등 건물 자체의 문제로 발생한 것이라는 사실 등을 입증하지 못하는 한, 위 화재로 인하여 집주인이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위와 같이, 임차주택에 불이 났을 경우, 그 손해배상책임은 일단 세입자에게 부과되므로, 세입자는 화재예방에 주의를 기울여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변호사 이인상 법률사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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