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이 위기다-위험요인진단
 
필자는 대전에 사는 게 참 행복하다. 풍부한 자연자원과 현대적 도시 인프라, 그리고 인심 좋은 사람들이 함께 모여 사는 따뜻한 대전공동체라 그렇다. 그래서 대전에 사는 게 자랑스럽다.

그런데 요즘 대전이 위기에 빠져 있다는 느낌을 피부로 접하고 있다. 그러나 위기는 위험과 기회를 동시에 지니고 있는 개념인 만큼 위험을 잘 극복하고 이를 기회로 삼으면 대전의 재도약이 가능하다.

우선 위험요인을 살펴보면 첫째로 인구가 감소되어 가는 데서 도시의 활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인구규모는 도시의 경쟁력인데 2014년 9월에 153만 6천여명을 정점으로 금년 3월에 149만 9천여명으로 줄었으니 1년에 1만명 꼴로 줄어들고 있는 셈이다.
 
 이런 인구감소현상은 세종시가 수도권인구를 견인할 때까지는 당분간 지속될 것 같다. 세종시의 인구목표가 2030년에 80만명이라고 하니 그때까지는 견뎌야 할 것 같다. 그 전에 국회분원이 세워지면서 세종시가 명실상부한 행정수도로 자리 잡게 되면 수도권에서 버티던 사람들이 내려오고 그 유입인구의 상당수도 도시인프라가 넉넉한 대전으로 옮겨 올 것이 분명하다. 그런데 인구감소현상을 심화시키는 악재가 하나 더 버티고 있다.
 
대전은 누가 뭐래도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대학도시다. 도시인구 중에서 대학생이 차지하는 인구가 10.3%나 되니 약 9%인 서울 보다 대학생비율이 더 높다. 대전소재 대학들에 재학하는 학생 중 타지역 출신이 40%를 넘는다. 이 말은 대전의 지역경제를 받치고 있는 주요한 소비계층이 대학생이라는 이야기이다. 그런데 지금 학령아동인구감소로 대학정원이 대폭 줄어 가고 있어 2026년에는 지금의 절반 뿐이 안된다니 대전에서도 대학이 절반은 문을 닫는다는 이야기다. 그만큼 대학생도 준다는 이야기이니 인구감소는 물론 소비계층감소로 지역경제에 커다란 타격을 줄 것이 분명하다.

둘째는 지역사회의 정치적 리더십과 시민의식부재로 지난 몇 해 동안 국책사업유치실패와 무산 등으로 대전의 동력이 떨어졌다는 점이다. 대전시장을 비롯한 정치지도자들의 리더십이 타지역에 비해 현저히 떨어진다는 증좌들이다.
 
셋째 시민들의 개발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대형사업들을 돌아 서게 만든 점이다. 도시는 개발과 환경보전이 조화를 이루는 가운데서 발전하는 것인데 성장 없는 분배가 불가능하듯 개발 없는 환경보전도 기대할 수 없다. 다시 말하면 대전의 경제력을 확충하기 위해 어느 정도의 개발은 허용되어야 하는데 시민단체와 시민들의 개발에 대한 부정적 인식과 공무원들의 소극적 자세로 최근 대전에서 건설의 고동소리를 들은 지 오래되고 말았다.

이렇듯 대전의 위기는 대전공동체의 구성원인 시민들과 지역사회지도자, 그리고 공무원들이 자초한 부분이 크다. 크게 반성해야 할 일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