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육체노동자의 가동연한 변경 판례의 의미
 
대법원은 지난 2월 21일 우리의 실생활에 커다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기존 판례 하나를 변경하였습니다. 즉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을 통해 기존에 육체노동자의 가동연한을 만 60세로 보던 것을 만 65세로 변경하였습니다.   

우리가 살아가던 중 발생하지 않아야 하지만, 교통사고, 의료사고, 물놀이사고 등 각종 사고를 당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사고가 발생한 경우에 사고 발생의 책임자에 대한 형사적인 처벌과 별도로 금전적으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이, 피해자가 가해자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경우, 2단계를 거치게 되는데, 우선 가해자에게 손해발생에 대한 책임이 있는지 여부를 가리게 되고, 다음 단계로 손해액을 정하여야 합니다. 

각종 사고의 피해자가 입은 손해는 크게 재산적 손해와 정신적 손해로 나뉩니다. 재산적 손해는 사고로 인한 기왕치료비, 장래치료비, 개호비, 장례비 등 적극적 손해와 피해자가 사고를 당하지 않았다면 장래에 얻을 수 있었던 수익(이를 일실수입이라 합니다.)을 사고로 얻지 못하게 되는 소극적 손해가 있고, 정신적 손해는 피해자가 사고를 당함으로써 입은 정신적 고통을 말하며 통상 위자료란 이름으로 금전적 배상을 하게 됩니다. 

위와 같이, 일실수입은 손해액 산정의 한 항목으로서 재산적 손해의 하나로서 사고를 당하지 않았으면 피해자가 얻었을 장래의 수익인데, 일실수입의 산정에서 중요한 것은 피해자가 장래 어느 시점까지 수입이 있을 것으로 볼 것인가, 즉 사람이 일을 해서 소득을 얻을 수 있는 최후 연령의 문제입니다. 이를 법적으로 가동연한이라 합니다. 피해자가 장래 60세까지 돈을 번다고 볼 것인지, 아니면 80세까지 돈을 번다고 볼 것인지에 따라 일실수입(손해액)에 많은 차이가 나기 때문입니다.
 
그 동안 판례에서 인정하는 직종별 가동연한은, 다방종업원 35세, 프로야구선수 40세, 술집마담 50세, 미용사, 사진사, 정비업자 55세, 보험모집인, 식품소매업자, 개인택시운전사 60세, 소설가, 의사, 한의사, 회사 대표이사, 약사 65세, 변호사, 법무사, 목사 70세이며, 도시나 농촌의 일용노동자 60세입니다.

그런데, 대법원은 지난 2월에 국민의 평균여명이 늘어난 점, 국가의 경제규모가 커진 점, 실질 은퇴 연령이 72세로 조사된 점, 국민연금의 개시연령이 늦춰진 점, 각종 사회보장 법령에서 국가가 적극적으로 생계를 보장하여야 하는 고령자 내지 노인을 65세 이상으로 정하고 있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기존 대법원 판례에 의해 만 60세로 유지해오던 육체노동자(일용노동자)의 가동연한 만 65세로 변경하였습니다.

그 동안, 우리나라의 사회, 경제적 구조 변화, 생활여건의 변화, 생명연장 및 실질적 근로능력 존재 등을 이유로 하급법원에서 육체노동자의 가동연한을 만 60세를 넘어 63세 또는 65세까지로 엇갈리게 판단하여 혼선이 있었으나, 금번 대법원 판결로, 향후 일반 육체노동을 하는 사람 또는 육체노동을 주로 생계활동을 하는 사람의 일실수입은 가동연한인 만 65세까지 수입이 있는 것으로 산정하게 되었고, 이로 인해 피해자의 손해액 산정시 일실수입액이 늘어남에 따라 전체 손해배상액이 증가할 것으로 보입니다.

따라서, 금번 대법원의 전원합의체 판결은 우리 사회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는 판결 중의 하나로 평가됩니다.
 

변호사 이인상 법률사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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