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를 품는 창조도시, 대전
 

최근 천재를 연구했던 조성관작가가 대전을 다녀갔다. 뉴욕, 빈, 런던, 독일 등 천재를 사랑한 8개의 도시와 국가를 연구했고 이제 마지막 작품으로 서울이 사랑한 천재를 저술하고 있다.

조성관작가에 따르면 천재를 사랑한 도시들은 오늘날 세계적으로 유명한 도시로 발전했는데 그 원인이 천재를 알아 봤기 때문일는 것이다. 역사적으로도 천재를 알아 봐주고 그를 후원한 이탈리아의 메디치가문 덕에 미켈란젤로를 비롯한 천재들이 배출되었고 그들이 피렌체를 꽃피웠다 더 나아가 천재도시 피렌체는 르네상스시대를 열었었던 것이다. 또 하나 천재 하나가 도시를 먹여 살린다는 말이 그대로 실현된 바르셀로나에는 가우디라는 천재건축가가 있었다.

 건축가 유현준교수는 ‘천재를 죽이는 도시와 학교’가 있다고 말하면서 획일성이 천재를 죽이는 문화라고 지적한다. 천재는 괴팍하기도 하고 기이한 행동을 서슴치 않는 습성들을 갖고 있어서 그런 다양성을 포용하지 못하면 천재는 그 도시를 떠나거나 더 이상 자기 재능을 발휘하지 못한다. 그래서 세계적으로 유명한 창조도시 오스틴은 세계에서 보헤미안지수, 소위 히피족이라든지 동성애자들이 가장 많은 도시로 알려져 있다. 그만큼 천재를 알아 봐주고 그들을 품는 도시는 천재 덕분에 세계적인 도시로 발돋움한다는 진리에 다름 아니다. 물론 천재 정약용을 알아 본 정조대왕이 그랬듯 도시 못지않게 천재를 품는 포용성이 그 지역의 지도자에게도 있어야 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한국에서 가장 천재가 많은 도시를 꼽으라면 단연코 대전이라고 말할 수 있다.

대전 대덕연구단지에는 수많은 천재들이 모여 있다. 지난 40여년 동안 40조를 투자해서 400조의 부가가치를 창출한 공간이 대덕연구단지이다. 앞으로도 우리나라가 잘살 수 있는 원동력은 대덕연구단지라고 밖에 말할 수 없을 지경이다. 그도 그럴 것이 오늘날 세계의 경제가 침체기에 접어들고, 우리나라 경제도 심한 몸살을 앓고 있다. 그런 가운데서도 선진 각국들은 미래의 성장 동력을 과학기술분야에서 찾고 있다. 지식기반의 무한 경쟁 속에서 한 국가의 경쟁력은 과학기술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선진국들은 새로운 성장엔진을 확보하기 위해 기초과학연구에 과감하게 투자하고 이를 응용기술, 개발기술로 연계시켜 기초연구응용, 개발, 비즈니스의 선순환구조라는 새로운 산업화모델을 구축해 가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원천기술의 해외의존도가 높고, 이공계 고급두뇌가 지속적으로 해외로 유출될 뿐 아니라 이공계 기피현상이 심화되어 우리나라 과학기술의 앞날이 불투명한 상황에 놓여 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지금 진행 중인 국제과학비지니스밸트조성정책이 우리나라 과학기술의 활로가 되어 주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일 것이다. 이제 대전이 창조도시로 발돋움하느냐 마느냐는 천재과학자들을 대전이라는 도시가 얼마나 포용하느냐에 달려있다. 필자가 여러 번 언급했듯이 대전이 진정한 과학도시, 또는 창조도시로 가듭나기 위해서는 과학자를 존중하는 문화와 일상생활 속에서 과학을 실천하는 생활의 과학화가 꼭 전제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