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아파트 경비원 휴게시간 6시간 적용시 급여 180만원대
 
2017년 최저임금이 올해보다 440원(7.3%) 오른 시급 6470원으로 결정되면서 이에 따른 사회적 파장에 관심이 집중된다.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이 결정된 가운데 대전에서 아파트 경비원 대량해고 사태가 현실로 나타났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아파트 입주민들이 관리비용 인상 부담을 덜고자 경비원 인력 감축에 나서고 있다.

대전 서구 K아파트 관리사무소는 주민투표 결과에 따라 8월중으로 경비원 26명 전원에게 계약해지 통보를 할 예정이며, 경비용역업체를 선정하여 12명을 다시 채용할 계획이다

K아파트는 입주초기에 26라인별 격일제로 52명의 경비원이 근무했으나 5년전 주민투표를 통해 아파트 경비원을 절반인 26명으로 줄이기도 했다.

전체 788세대인 K아파트는 올해 또 입주자대표회의에서 경비원 감축안을 주민투표에 부쳤고, 투표에 참가한 입주민 52%가 찬성하여 경비원 감축안이 통과됐다.

경비원이 12명으로 줄게 되면 전체 12개 동으로 구성된 이 아파트를 경비원 1명이 2개 동을 관리하게 된다.

올해 K아파트 경비원들은 2교대로 근무하며 매달 165만원의 월급을 받고 있다. 지난해 처음으로 경비원에게 최저임금이 100% 적용되면서 월급이 148만원에서 17만원정도 올랐다. 내년도 최저임금이 6470원으로 인상되면 내년 아파트 경비원 월급이 180만원대로 오르기 때문에 입주자 대표회의에서 사전에 인력 감축에 나선 것이다.

9월말 위탁관리 계약 종료와 맞물려 있는 관리사무소 측은 “입주자대표회의에서 의결한 내용이라서 어떻게 할 수 있는 권한이 없다”는 원론적인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경비원들은 최저임금 인상으로 더 안정된 생활을 기대했지만, 오히려 직장을 잃을 위기에 처한 것이다. 임금인상으로 직장을 잃을 위기에 처한 한 경비원은 “경비원들이 고령이고 계약직이다 보니 해고 논의에서 철저히 소외되고 있다”며 “휴게시간을 늘리는 등 근무 환경을 탄력적으로 운영하는 방안을 고민하지도 않고 경비원들을 대량해고로 내몰고 있다”고 탄식했다.

2007년 정부는 경비원들의 근로조건을 향상시키기 위해 경비원에 대해서도 최저임금법을 적용하기 시작하였다. 갑자기 최저임금 이상을 지급하라고 하면, 아파트에서 관리비용이 많이 지출될 것으로 생각하고 경비원을 감축하는 등의 대량으로 해고되는 사태가 일어날 것을 우려한 정부는 2007년에는 최저임금의 70%만 지급하고, 2008년 80%로 올라갔고, 2012년부터는 90%에 머물러 있다가, 2015년부터 최저임금의 100% 이상을 경비원에게 지급하도록 했다.

매년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해 각 아파트 관리업체나 입주자 대표회의에서 경비원 수를 감원하거나 무급 휴게시간을 늘리는 등의 방식으로 비용을 줄이려 하고 있으나 갑작스럽게 해고되는 경비원들이 많아 질것으로 예상된다. 아무튼 아파트 경비원 임금을 최저임금에 맞추어 정상화하자는 정책이 결과적으로 경비원들의 대량해고를 불러일으키고 있으니 정부 정책에는 양면성이 있는 것 같다.

강신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