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행복하게 하는 교육
 
소설가 조정래 하면 ‘태백산맥’의 작가로 유명하다. 그가 최근 한국사회의 교육문제를 적나라하게 다룬 ‘풀꽃도 꽃이다’라는 소설을 내놓아 젊은 엄마들 사이에 널리 읽히고 있다고 한다.
 
조정래선생은 한국사회 문제의 근원을 교육문제에서 찾은 것 같다. 대학입시위주의 교육에 매몰된 한국교육은 연간 40조에 달하는 사교육비의 지출로 학부모들의 허리는 휘고 미래의 꿈나무들인 아이들의 인성과 창의성은 상실되었다고 비판한다.
 
성적 지상주의가 낳은 부작용으로 지난 15년간 8천여명의 자살자가 나왔다니 우리 모두 공범자가 아닐 수 없다. 오죽하면 초등학생들이 고무줄놀이 하면서 부르는 노래가 다음과 같단다. “학생이라는 죄로/학교라는 교도소에서/교실이라는 감옥에 갇혀/출석부라는 죄수 명단에 올라/교복이라는 죄수복을 입고/공부라는 벌을 받고/졸업이라는 석방을 기다린다.”

진정 아이를 행복하게 하는 교육이란 무엇인가? 필자는 쉽게 표현해서 ‘교육이란 잘 먹고 잘 살게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잘 먹기 위해서는 생계를 꾸려 갈 직업능력을 길러 주는 것이어야 한다. 사회에는 다양한 직업과 지위가 존재하게 마련이다. 고급인력도 필요하고 중급인력, 아니 저급인력도 있어야 사회가 돌아가게 된다. 그런데 우리 사회는 고급인력만 양산하고 있으니 대졸 실업자가 두 자리수를 넘어 가고 있는 게 너무도 당연한 일이다. 격랑의 세월을 살아 온 부모세대들은 가난에 대한 막연한 공포 때문에 대학을 나와야 최소한 가난에서 벗어 날 수 있다는 기대를 갖고 있다.

그러나 먹는 문제만 따지면 고졸자도 취업걱정 없는 나라가 대한민국인데도 말이다. 현실이 이러하다보니 잘 사는 문제에는 관심도 전혀 없다. 사람이 평생을 잘 살아 가기 위해서는 다른 사람과 좋은 관계를 형성하는 인성이 매우 중요하다.

내가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가를 깨닫는 자존감으로부터 다른 사람에 대한 존중과 배려가 생겨나고 더불어 살아가는 협동의 윤리를 깨닫게 하는 것이 인성교육이다. 그런데 인성교육이 부재한 오늘의 상황에서 인간의 가치보다 돈의 가치가 우위에 서는 것은 너무 당연하다.
 
사실 세상에는 돈으로 살 수 없는 게 얼마나 많은 가! 돈으로 아파트를 살 수는 있지만 가정은 살 수 없다. 사람을 돈으로 부릴 수는 있지만 사랑을 돈으로 살 수 없다. 돈으로 시계를 살 수 있지만 시간을 살 수 없다. 이렇듯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이 허다한데도 황금만능주의에 빠진 한국인들은 돈 때문에 불행하고 돈 때문에 범죄의 구렁텅이에 빠지기도 한다.
 
이제 부모가 먼저 생각을 바꾸어야 한다. 아이의 행복은 공부만 시켜서 되는 게 아니고 참 인생이 무엇인가를 스스로 고민하고 느끼게 만드는 것이다. 참 인생은 다른 사람과 더불어 행복할 때 가능하다는 것을 깨닫게 하는 것이다.

어느 광고 카피처럼 학부모는 앞만 보라하고 부모는 멀리 보라하고, 학부모는 혼자 가라하고 부모는 함께 가라한다는 말처럼 우리는 부모가 되고 싶은지 학부모가 될 것인지를 이제 결정해야 할 때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