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경매, 소유자는 과연 진정한 피해자인가?
 
사람들은 대개 경매를 일반매매보다 훨씬 저렴하게 부동산을 구입할 수 있는 재테크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한편으로는 경매투자를 하는 사람에 대해 남의 서러움을 모른 체 제 돈만 버는 데 급급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등의 인식 때문에 경매투자를 하고 싶어 하면서도 망설이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은 것을 볼 수 있다.

물론 경매로 진행되는 물건의 소유자나 세입자가 진짜로 억울한 피해자가 되는 경우도 있다. 소유자가 성실히 사업을 하려고 돈을 빌렸다가 부도로 인하여 어쩔 수 없이 경매를 당하는 경우도 있고, 권리분석 상 아무런 문제가 없는 집에 세입자가 세를 들어갔다가 갑자기 주인이 부도가 나는 바람에 보증금을 한 푼도 못 받고 쫓겨나기도 한다.

그러나 경매 물건을 꼼꼼히 분석하다 보면 진짜로 억울하게 쫓겨나는 소유주나 세입자가 있는 물건보다는 그렇지 않은 물건이 훨씬 많음을 발견하게 된다.

현실적으로 경매로 나온 물건들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처음부터 그런 의도는 아니었다 하더라도 악의적으로 타인의 돈을 빌려 일부러 갚지 않은 물건이 상당히 많음을 알 수 있다.

때로는 경매로 나온 물건에서 최대한 많은 이익을 남길 목적으로 소유자와 세입자간 합의 하에 위장세입자를 만들어 놓은 경우도 종종 발견하게 된다. 때에 따라서는 합법적으로 빚을 탕감 받을 목적으로 허위유치권을 만들어 내기도 한다.

한편 명도현장에서 채무과다인 소유자나 위장세입자를 만나 봐도 본인들이 진짜 억울한 피해자라고 호소하면서 과도한 이사비용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 어떤 경우에는 악의로 빚을 탕감 받고 타인명의로 사업장을 개설한 후 그 곳으로 이사비용을 가져오라고 하기도 한다. 그러나 사실 채무과다 사건의 경우 진정한 피해자는 1순위 금융기관 또는 개인 채권자이다.

왜냐하면 채무과다인 소유자의 악의를 파악하지 못하고 1순위로 자금을 융통해준 금융기관이나 개인들은 이들을 믿고 있다가 부지불식간에 피해를 당하는 진정한 피해자가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말로 억울하게 피해를 입은 소유자나 세입자, 그리고 악의적으로 채무를 면제받으려는 사람들을 구분하여 살펴볼 필요가 있다. 조금만 주의를 기울여 기록을 살펴보면 소유자가 악의적으로 채무를 만들었는지 또 세입자가 위장인지 여부를 파악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소유자가 채무에 시달려 자금 압박이 있을 때 일반매매를 통하여 빚을 청산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담보가치보다 빚이 더 많을 경우에는 경매를 통하여 빚을 청산할 수밖에 없다.

예를 들면 2억짜리 아파트에 2억5천~3억의 빚이 있는 경우다. 이런 물건은 담보가치보다 빚이 더 많은 채무과다가 되어 일반매매로는 도저히 거래가 될 수 없다. 채권자는 빚을 받아야 하고, 소유자는 거주하고 있는 아파트를 처분하여서라도 빚을 갚고 싶으나 일반매매로는 구조상 팔리지 않으니 양자가 진퇴양난에 처하게 될 수밖에 없다. 이를 고민하던 채권자는 경우에 따라 불법추심까지 하게 되어 빚 독촉에 시달리기도 한다.

그래서 이러한 사회문제를 해결하고자 만들어진 제도가 법원경매다. 법원경매는 채무과다로 인해 일반매매로는 거래가 안 되는 개인의 물건에 국가가 개입하여 채권자와 채무자간 얽힌 문제를 풀어주는 제도다. 개인회생이나 파산처럼 빚을 탕감하여주는 제도의 일종이라고 볼 수 있다.
채권자는 채권을 가지고 있어도 일반적 방법으로는 받을 길이 없고, 소유자는 물건이 팔리지 않아 빚을 갚을 수 없을 때, 법원경매는 서로에게 도움을 준다. 법원경매는 채권자에게는 100% 채권회수가 아니더라도 일부라도 빚을 받을 수 있는 길을 열어 주고, 소유자 겸 채무자에게는 최소한 해당 부동산으로부터 빚 독촉에서 벗어나 새로운 생활을 할 수 있게 해준다.

법원경매는 국가에서 만든 제도이고 누가 뭐라 하든 합법적인 투자방법이다. 법원경매를 제대로 이해하고 소유자, 채무자, 세입자를 상대하다 보면, 모두가 똑같은 사람이란 걸 알게 된다. 명도과정에서 전략상 서로가 민감하게 감정을 내세웠다가도 막상 원만하게 합의되어 명도가 끝나고 그들로부터 고맙다는 말을 들을 때가 많다. 서로의 입장차이가 좁혀진 결과라고 본다.

법원경매는 정직한 재테크 수단이고, 낙찰자는 소유자, 채무자, 채권자, 세입자간의 금전적 문제를 실질적으로 도와주는 조력자임이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