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가 협의이혼한 후 이혼신고 안하면 이혼효력 없다.

황모씨는 2년전 가정불화로 협의이혼(합의이혼)한 전처 김모씨가 제기한 이혼소장을 법원으로부터 받고 어이가 없어, 전처에게 전화하여 이미 이혼했는데 무슨 이혼소장이냐며 다투다가 말이 안통한다며 상담을 왔습니다.

이야기인즉슨, 황모씨는 2년전 전처의 의부증에 시달리다 이혼하기로 합의하고, 아이는 황모씨가 키우되 양육비는 받지 않기로 하고 재산분할조로 1억원을 전처에게 주는 것으로 공증을 받은 후, 쌍방이 가정법원에 협의이혼을 신청하여 숙려기간이 지난 후 가정법원 판사님 앞에 출석해서 서로 이혼에 동의한다고 진술하여 판사님의 ‘협의이혼의사확인’을 받았습니다.

그 이후 전처는 황모씨로부터 돈을 받고 친정근처로 이사를 가면서 이혼신고는 자신이 알아서 하겠다고 하여 믿고 맡겼습니다. 그런데, 이혼소장을 받고 확인해 보니 이혼신고가 안되어 있었고, 전처는 다시 소송을 제기하여 이혼과 재산분할을 요구한 것이었습니다. 이처럼 전처가 다시 이혼소송을 제기하고 재산분할을 요구하는 것이 가능할까요.

부부 쌍방이 합의이혼을 하려면 가정법원에 협의이혼신청서를 제출한 후 부부가 함께 지정된 날짜에 판사님 앞에 출석하여 쌍방이 이혼에 동의한다는 내용의 ‘협의이혼의사확인’을 받아 이 확인서를 첨부하여 3개월 이내에 관할관청에 이혼신고를 하면 됩니다.

 합의이혼은 이러한 이혼신고를 함으로써 비로소 쌍방간에 이혼의 효력이 발생합니다.

참고로, 판사님 앞에서 협의이혼의사 확인을 받을 때는 당사자 본인이 출석하여야 하지만, 이후 관할관청에  이혼신고를 할 때에는 본인이 반드시 출석할 필요는 없고 상대방에게 위임하여도 상관없습니다.

 
그런데, 주의할 점은 가정법원의 협의이혼의사확인서를 받은 후 3개월 이내에 관할관청에 이혼신고를 하지 아니하면 위와 같은 가정법원의 확인의 효력이 상실되어 합의이혼은 무효가 됩니다.

그러므로, 또다시 이혼을 하려면 다시 법원의 협의이혼의사확인을 받던지, 아니면 이혼소송을 제기하여야 합니다. 

한편, 만일 부부가 합의이혼한 후 3개월 이내에 이혼신고를 하지 못함으로써 합의이혼이 그 효력을 잃은 상태에서 다시 이혼소송을 제기한 경우, 종전에 합의이혼 당시 부부 쌍방이 합의한 재산분할에 관한 내용은 어떻게 될까요.

당사자 쌍방이 합의이혼을 하면서 합의한 재산분할 약속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장차 쌍방간에 합의이혼이 이루어질 것을 전제(조건)로 한 것이라고 봅니다. 따라서, 만약 어떠한 이유로든지 합의이혼이 이루어지지 않은 경우에는 재산분할의 약속 역시 효력이 없게 됩니다.

 
그러므로, 합의이혼이 이혼신고를 못함으로써 무효가 된 이후, 부부 일방이 이혼소송을 제기하게 되면, 기존의 재산분할 약속 내용을 무시하고 이혼소송 종료시점의 쌍방의 재산상황을 기준으로 다시 재산분할을 정하게 됩니다.

 
판례도 ‘협의이혼을 약정하면서 재산분할에 관한 협의를 한 경우, 어떠한 원인으로든지 협의이혼이 이루어지지 아니하고 후에 당사자 일방이 제기한 이혼소송에 의하여 재판상 이혼이 이루어진 경우, 위 재산분할에 관한 협의는 효력이 발생하지 않는다.’고 하고 있습니다.

 
위 황모씨의 사례의 경우, 경위야 어찌됐든 황씨 부부의 합의이혼은 3개월내에 이혼신고를 하지 않음으로써 무효가 되었으므로, 부인 김모씨는 다시 황모씨를 상대로 이혼소송을 제기할 수 있고, 비록 합의이혼 당시 재산분할 약속을 하고 이에 따라 재산분할을 해주었다 하더라도, 위 이혼소송에서 기존의 재산분할금을 포함하여 다시 재산분할을 정하게 될 것입니다.

결국, 전처의 이혼소송와 재산분할 요구는 가능한 일입니다.

변호사 이인상 법률사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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