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왜 사는가? 또는 사람은 무엇을 위해 사는가? 그렇다면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

살아오면서 이런 의문에 휩싸여 보지 않은 사람은 하나도 없을 것이다. 특히 사춘기 때 왜 사는가? 에 대해 심오한 고뇌를 거치지 않고는 성장할 수 없는 게 인간이라는 존재다. 요즘 TV에 넘쳐나는 먹방을 보다보면 사람은 살기 위해 먹는 게 아니라 먹기 위해 사는 것처럼 비쳐지기도 한다. 그러나 인간은 살기 위해 먹는 것이고 법륜스님의 말처럼 태어났으니 그냥 사는 거다. 마치 오렌지는 왜 오렌지색이냐고 묻는 어리석음과 같다는 말이다. 그렇다면 이왕 태어나 사는 거라면 좀 더 가치 있고 즐거운 삶을 살아야 하지 않을까. 그래서 던져지는 질문이 사람은 무엇을 위해 사는가? 이다. 아마도 노예는 오로지 밥만 주면 사는 존재라서 자유도 사랑도 필요 없다. 그러나 거지는 자유를 위해 사는 사람이니 끼니만 적당히 해결되면 가족의 사랑, 이웃에 대한 사랑이 필요 없다. 그런 의미에서 보통 사람들은 사랑을 위해 산다. 나 자신에 대한 사랑, 가족에 대한 사랑, 친구에 대한 사랑, 그리고 더 나아가 이웃에 대한 사랑을 위해 산다. 톨스토이의 작품, ‘인생이란 무엇인가’ 에 대한 해답도 결국은 사랑이었다. 그렇다면 사랑을 지키기 위해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 어떤 사람에게는 성공일 수도 있고 정의일 수도 있다.
 
돈을 많이 벌거나 권력을 가져야 내 사랑을 지킬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돈이 많고 권력이 많아도 정의가 존재하지 않으면 사랑을 진정으로 지킬 수 없다는 것을 깨닫는데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불의의 권력은 자신의 가족마저 버리게 희생을 강요하고 더럽게 모은 돈은 항상 발목 잡혀 내 가족을 떳떳하게 사랑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누구에게나 정의는 나의 사랑을 지키기 위해 꼭 필요한 수단가치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정의를 확보하기 위해 어떻게 노력해야 할 것인가? 인류역사상 정의로웠던 사회가 존재하지 않은 건 역사가 웅변한다.
 
옛날 옛적에는 힘 가진 자가 약자를 지켜 주는 것이 정의라고 생각해서 그에게 권력을 위임하고 자신의 사랑을 몽땅 맡기고 세금도 냈다. 그러나 대다수의 권력자들, 아니 모두 다 그들은 그 권력이 자신에게 그냥 주어진 특권인양 기득권을 강화하기 위해 약자를 더 짓밟고 착취하기에 여념이 없었다. 그래서 소크라테스를 비롯한 현자들은 정의란 도덕성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해왔다. 돈이든 권력이든 가진 자의 도덕성이 전제되지 않는다면 정의는 실현될 수 없다는 생각이었다. 심지어 소크라테스는 정의란 가진 자와 갖지 못한 자 사이의 타협의 산물이라고 까지 말했다. 그만큼 정의는 절대가치가 아니라 상대가치이고 가진 자의 양보와 미덕이 필요하다면 못가진 자의 깨어있는 권리의식과 정의를 쟁취하기 위한 노력이 뒷받침되어야만 정의는 실현가능하다고 본 것이다. 이러한 논리는 동서양을 관통했는데 공자 또한 정의란 옳은 길을 더불어함께 가는 것이고 이름값을 제대로 하는 것이라 보았다. 이를 다산 정약용선생의 버전으로 옮겨보면 권력과 재물을 가진 자는 하늘의 대행자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갖고 미덕을 끊임없이 베풀어야 하며 중간세력들은 농단하기 쉬우니 항상 그들을 통제하고 감시해야 한다고 하면서 백성은 못 배우고 배고프니 자비로 다스려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백성이 깨어있지 않으면 그들의 노예로 전락한다는 사실을 경고하고 있다. 옳은 길은 결코 혼자 갈 수 없는 길이다. 가진 자와 갖지 못한 자가 더불어함께 옳은 길을 찾아 함께 노력해야 나의 사랑을 지킬 수 있는 정의가 확보되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꺠어 있는 시민, 명예로운 공직자, 미덕이 넘치는 공공지도자들이 존재하는 공동체라야 정의가 살아 숨 쉬고 사랑이 넘쳐흐를 것이다. 이처럼 인생을 탐구하는 인문학에 빠져 가치 있는 삶을 살아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