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주택, 삶의 질을 넘어 사회의 질로
 

오래전부터 사람들은 어느 지역이 잘사는지 또는 만족한 삶을 영위하고 있는지에 대해 어떻게 확인할 것인가를 갖고 많은 고민을 해왔다.

먼저 사회의 모습을 검토하는 데 가장 먼저 고려할 수 있는 개념이 삶의 질이다. 지역 및 도시발전의 목표가 1960년대에는 경제성장의 극대화였으나 1980년대부터 지역 및 도시발전의 목표가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것으로 변화하는 추세이다.

그래서 삶의 질이란 경제성, 쾌적성, 편리성, 안전성으로 측정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대전의 시민의 삶의 질은 지난 40여년동안 어느 도시보다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는 객관적 근거를 발견할 수 있다. 물론 삶의 질 향상이 중앙정부의 투자에 힘입은 바가 큰 것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예를 들면 대덕연구단지건설에 따라 과학도시의 선진적 면모를 갖추게 되고, 인접지역으로의 3군본부 이전에 따른 군사도시화, 엑스포개최를 통한 도시인프라의 확충, 정부3청사의 이전으로 행정도시의 면모까지 갖추게 되었으니 대전시민이나 대전시청의 노력 못지않게 외생적 변수에 의해 대전 시민 삶의 질이 나아져 온 것은  행운이나 다름없다.

그러나 지역사회발전 측정 지표 개발과 관련하여 삶의 질 지표는 본래 물질적 풍요 이상의 중요한 삶의 차원이 존재한다는 것을 함의하고 있었으나 실제 측정과정에서 비이념적이고 중립적 입장에서 사회의 역동성을 제대로 담아내지 못하고, 의도하지 않았던 경제적 변수의 영향이 너무 커 경제기반이 좋은 나라나 도시가 삶의 질이 높게 나타나는 현상을 보이는데, 실제 국가별 행복지수 순위를 조사해 보면 가난한 나라 사람들이 더 행복하다는 결과에 비추어 물질적 풍요 못지않게 정신적 만족감을 반영하는 지표의 개발이 병행되어야 한다.

이에 경제에 비중을 두고 있는 삶의 질과 인간관계에 초점을 두고 있는 사회자본의 요소를 적절히 융합하면서 도시발전의 성과를 나타낼 수 있는 실용적 지표의 개발이 이루어져야 한다. 따라서 삶의 질 지표의 보완점으로서 사회의 질 개념을 활용한 지표를 검토해 볼 수 있다.

사회의 질은 사회적 관계를 형성하는 토대가 되는 모두 네 가지의 구성요소들로 이루어지는데 자원, 연대감, 접근과 참여, 역능화 등이 포함된다. 그래서 사회의 질은 사회경제적 안전성, 사회적 포용성, 사회적 응집성, 사회적 역능성 으로 평가한다.

그렇다면 공동주택에 사는 사람과 단독주택에 사는 사람의 삶의 질과 사회의 질은 어떨까? 아마도 공동주택이 경제성, 쾌적성, 편리성에서는 유리하겠으나 안전성과 응집성 측면에서는 단독주택에 비해 떨어질 것이다.  왜냐면 이웃에 누가 사는지도 모르고 공동체의식이 사라진 공동주택에서는 옆집에서 나쁜 일이 벌어져도 모를 일이기 때문이다.

이제 공동주택이 안전하고 이웃과의 관계를 소중하게 만들어 가기 위해서는 삶의 질을 뛰어 넘어 사회의 질을 높이려는 노력을 배가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