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패한 기득권세력을 뿌리 뽑아야
 
최근 박근혜, 최순실게이트를 지켜보면서 한국사회가 부패문제에 대해 얼마나 무감각하고 뻔뻔한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가 아닐 수 없다. 어떤 국민들은 여전히 왕조시대에 살고 있는 신민처럼 이 정도 해먹은 것 가지고 난리치느냐고 하는가 하면 부패를 저지른 사람들은 자신들의 잘못이 무엇인지도 모를 정도이니 이 나라가 부패에 얼마나 무감각하고 뻔뻔한 가를 짚고 넘어 가지 않을 수 없다. 더구나 부패한 기득권세력들은 그들에게 일상이나 다름없는 너무 당연한 일들이 갑자기 속살을 드러낸 것에 대해 재수 없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어리석고 맹탕인 혼군(昏君)을 내세워 자신들의 기득권을 지키기 여념 없던 부패한 기득권세력들에게 언론이 얄밉고 금도를 넘어선 최순실을 탓할지도 모른다.

이러한 부패한 기득권세력들은 언론에 여러 번 보도되었지만 공동주택에서의 위탁관리업체와 관리소장, 아파트대표들에게서도 발견되고 있다. 이들 또한 우리 사회의 개혁대상이 아닐 수 없다. 물론 사람은 누구나 재산상의 물욕과 신분상의 명예욕을 속성적으로 갖고 있고 장래의 불확실성에 대한 자기보호 내지 안전욕구를 갖고 있다. 따라서 사람은 이러한 욕망을 충족시키는데 치중하는 나머지 법규를 위반하거나 어떤 행동 규범에서 일탈할 수 있는 소지는 항상 존재하고 있다. 이기심은 생리적인 현상이긴 하나 사회 전체적으로 적절히 통제되고 제한될 필요가 있다.
그래서 일찍이 제나라의 명재상 관중은 나라를 떠받치는 네 기둥을 예의염치(禮義廉恥)라 했는데, 과연 우리 사회에 예의와 염치가 있는지 자문해 볼 일이다. 예란 영어로 sacrifice, 즉 희생으로 번역되는데 배려와 질서를 의미한다 하겠다. 오늘 우리 사회의 지도자들이 국민을 위해 얼마나 희생하고 있으며, 사회질서는 잘 지켜지고 있는가? 그렇지 못한 게 오늘의 현실이다.
 
의란 신용과 의리를 뜻하는데 정부가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받고 있고, 정치인들은 자기를 뽑아준 유권자들에게 의리를 지키고 있는가? 염이란 청렴과 정직을 의미하는데 우리 사회가 투명하고 깨끗하며 정직한 사람들이 대접받는 사회인가? 치란 자신의 잘못을 성찰하며 겸허한 자세를 견지하는 것인데 현실은 어떠한가? 대부분의 한국인은 잘못을 부끄러워하기 보다는 오히려 잘못을 호도하고 잘했다고 억지를 부리지는 않는지? 적어도 선진국이 되기 위한 내부적 조건은 예의와 염치를 세우는 사회일 것이다.

국제투명성기구에 따르면 이명박대통령 이후 한국사회의 청렴도는 40위 아래로 하위수준을 보이고 있다고 한다. 이는 부패한 권력집단이 정권을 획득하면서 과거로 회귀하고 있는 것이다. 진보는 투명하나 무능하고 보수는 유능하나 부패하다는 속설이 공식화되는 듯해 씁쓸하기 짝이 없다.  모름지기 행정학에서 부패란 뇌물을 받는 것 은 말할 것도 없고  특정인에게 편법으로 편의를 제공하는 것, 일을 하지 않는 무사안일한 자세, 그리고 거짓말하는 것 까지를 부패에 포함하고 있다.

이러한 점에서 이번 사태를 계기로 한국사회가 부패의 측면에서 새로 거듭나는 혁명적 계기로 삼는다면 그나마 비싼 댓가를 치르더라도 역사적으로 의미 있는 전환점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부패한 기득권세력을 뿌리 뽑아야 한국사회에 희망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