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가임차인이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의 보호를 받을 수 있는 요건

홍길동(가명)씨는 대전 시내 중심가에서 한정식집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홍씨는 2년전 다니던 회사를 명예퇴직하고 퇴직금을 밑천으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가게 개업 당시 건물주와 보증금 7,000만원에 월세는 200만원으로 하고 계약기간은 2년으로 정하여 건물 1층을 임차하였습니다. 개업 초반 어려움도 있었지만 가족들까지 모두 가게에 매달려 노력하여 개업 6개월후부터는 정상궤도에 올랐고 지금은 영업이 잘되고 있습니다.

홍씨는 최근 계약기간 만료를 앞두고 건물주를 만나 계약갱신을 요청하였습니다. 그런데, 건물주는 월세를 대폭 올려줄 것을 요구하며 싫으면 나가라고 하고 있습니다. 홍씨는 건물주가 홍씨 가게가 잘되는 것을 보고 홍씨를 내보내고 본인이 직접 식당을 운영하려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홍씨는 법의 보호를 받아 이 건물에서 계속 영업을 할 수 있을까요?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은 상가건물의 임대차와 관련하여 사회적, 경제적 약자인 임차인들을 보호하기 위하여 임대인보다는 임차인들에게 유리한 내용들을 많이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 법은 비록 상가임차인의 권익보호를 위하여 제정되기는 하였으나 모든 상가임차인들을 보호해 주는 것은 아니며 당해 지역의 경제여건이나 건물 규모 등을 감안하여 법이 규정한 일정한 보증금액 이하의 영세한 상가임차인들만을 보호해 주고 있습니다.

위 법이 적용되는 지역별 보증금액을 보면, 서울특별시는 4억원, 수도권 중 과밀억제권역(경기지역 일부 도시들)은 3억원, 광역시는 2억 4,000만원, 그 밖의 지역은 1억 8,000만원으로 규정되어 있습니다. 한편, 만약 보증금 이외에 월세를 주고 있는 경우 월세를 보증금으로 환산한 금액을 포함하여 위 법규정에 해당되는지 여부를 판단하여야 하며, 그 환산비율은 100으로 정해져 있습니다. 즉, 보증금 외에 월세가 있는 경우 월세에 100을 곱하고 여기에 보증금을 더하여 위 법규정 상의 금액에 해당되는지 여부를 판단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어떤 상가임차인이 보증금 5,000만원에 월세를 100만원으로 임대차계약을 체결하였다면, 월세 100만원에 100을 곱한 1억원에다 보증금 5,000만원을 더한 금액인 1억 5,000만원을 보증금으로 보고 이 법의 적용여부를 판단하는 것입니다.

상가임대차 보증금액이 위 기준금액 이하여서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의 적용을 받게 된다면, 임차인은 계약체결 이후 상가 입점과 관할세무서에 사업자등록을 신청한 다음날부터 임차건물의 양수인 등 제3자에게 대항할 수 있고, 아울러, 임대차계약서상에 관할세무서장으로부터 확정일자인까지 받아 둔다면 임차건물이 혹여 경매나 공매가 되더라도 임차건물상의 후순위 권리자나 일반 채권자보다 우선하여 보증금을 변제받을 수가 있게 됩니다.

또한, 임차인은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최초 계약기간을 포함하여 총 5년 동안 건물주에 대하여 계약갱신을 요구할 수 있고, 건물주는 이를 거절할 수 없습니다.

사례에서, 홍씨가 건물주와 계약한 내용을 보면, 보증금 7,000만원에 월세 200만원으로 정하였습니다. 월세를 보증금으로 환산하여 총 보증금을 계산하여 보면, 월세 200만원에 환산비율 100을 곱한 2억원에다 보증금 7,000만원을 더하여 총 보증금이 2억 7,000만원이 됩니다.
그런데,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상 광역시인 대전의 경우, 이 법의 적용을 받을 수 있는 보증금액의 한도가 2억 4,000만원인 바, 홍씨의 경우 보증금액이 2억 7,000만원으로 이 기준을 초과하므로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상의 보호를 받을 수 없습니다. 따라서, 건물주가 계약기간 만료 후 재계약을 원하지 않을 경우 홍씨로서는 계약갱신을 요구할 수 없어 그 상가건물에서 영업을 계속하기 어렵다 할 것입니다. 

변호사 이인상 법률사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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