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중개사고 발생시 중개업자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을까

우리는 살면서 아파트, 상가 등을 사고 파는 일이 생깁니다. 보통은 부동산중개사무소에 매매를 의뢰하지요. 만일 중개업자의 중개로 부동산을 매매하였는데 문제가 생겼다면 그 중개업자에게 손해를 청구할 수 있을까요.

퇴직 공무원 A씨는 노후생활을 위해 2층짜리 상가를 살 생각으로 동네 중개업자에게 중개를 의뢰하였습니다. 얼마 후 중개업자에게 소개받은 상가를 둘러보고 맘에 들어 매수를 결정하고 계약을 하기로 하였습니다.

계약 당일날 부동산 중개사무소에서 매도인이란 B를 만났는데, 등기부상의 소유자와 다른 사람이어서 중개업자에게 묻자, 중개업자는 B는 남편인데 수년전부터 상가 관리를 대신하고 있고 자신도 B의 부탁으로 이 상가 임대를 줄곧 중개해오고 있다고 하였습니다. 옆에 있던 B도 상가 소유자의 신분증 사본을 보여주며 믿고 계약을 하라고 하였습니다. A씨는 그래도 확실하게 소유자와 통화를 하자고 하였으나 지금 상중이라 어렵다고 하여 결국 소유자의 계좌번호를 계약서 써 넣기로 하고 그 계좌로 계약금 5,000만원을 입급해주었습니다.

그런데, 중도금 치를 시점에, 중개업자가 급히 연락와서 하는 말이 소유자가 자기는 B에게 상가를 팔라고 한 적도 없고 팔 생각이 없다고 한다며, 자신이 알아보니 B는 남편이 아니라 동거남이라고 하였습니다. 그러면 계약금을 돌려주면 될 것 아니냐고 하자, 둘 사이 관계가 틀어졌고 B가 계약금을 계좌에서 인출하여 잠적했다는 것이었습니다. A씨는 계약금을 되찾기 위해 부동산 중개업자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을까요?

공인중개사법에 의하면, 중개업자는 중개 대상물의 소유권, 전세권, 저당권, 임차권 등 권리관계, 법령상 거래 및 이용 제한사항 등을 확인한 후 이를 성실, 정확하게 설명하고, 토지대장, 등기부등본 등 근거자료를 제시하여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즉, 중개업자는 부동산 중개에 관한 전문직업인으로서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를 기울여 중개업무를 처리할 의무가 있습니다.

만일 중개업자가 중개를 잘못해서 의뢰인에게 재산상의 손해를 입혔을 경우에는(즉, 중개사고 발생시)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습니다. 한편, 이러한 손해배상을 보장하기 위해, 법은 중개업자에게 개인중개사 1억원, 중개법인 2억원 이상의 금액으로 반드시 공제에 가입하거나, 보증보험증권을 발급받아 두거나, 공탁을 하도록 의무화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중개업자의 잘못으로 손해를 입은 중개의뢰인은 법원의 판결이나  화해조서 등을 받아 중개사협회 등 관리기관에 손해액 상당의 공제금, 보증보험금, 공탁금의 지급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경우에 중개업자의 손해배상 책임이 인정될까요. 판례의 예를 보면, ①  중개업자가 중개대상물 확인서를 교부하지 않거나 자세한 설명을 하지 않고 등기부등본조차 제시하지 않은 경우, ② 근저당권이 설정된 실제 채무액을 잘못 알려준 경우, ③ 매매대상물을 잘못 소개하여 의뢰인이 착오를 일으킨 경우, ④ 매매당사자 양쪽의 중개인이 서로 짜고 매매가액을 높여서 매매를 성사시키고 그 차액을 취한 경우, ⑤ 중개업자가 매도인의 대리인이라고 자칭하는 자의 대리권 유무를 위임장 등에 의하여 확인하지 않은 경우에 중개업자의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하고 있습니다. 다만, 중개사고 발생과정에서 의뢰인도 잘못이 있는 경우, 전체 손해액에서 의뢰인의 과실만큼 공제하게 됩니다.

이 사례의 경우, 중개업자가 상가건물의 매매를 중개하면서 비록 B가 상가 소유자의 남편으로 알고 있었고, 종전에도 위 상가임대를 대신 놓곤 하였다 하더라도, B가 이 건 상가매매에 관한 대리권이 있는지 여부를 위임장 등에 의하여 확인하지 않은 잘못이 있으므로, A는 중개업자에게 반환받지 못한 계약금 상당액의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